헤드헌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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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구의 Job多한 이야기 5] 대기업 임원 퇴직 후 재취업 전략
    Writer 관리자 Issue date 2024-01-09 Read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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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직장에 입사하면 누구나 임원 또는 대표이사의 자리까지 올라가기를 꿈꾼다.
    수십 년 조직생활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고 회사에 모든 것을 충성하여 마침내 ‘직장인의 별’이라고 하는 임원이 되었다.
    임원 승진 후에도 회사가 인생의 전부인 것처럼 불철주야 회사 발전을 위해서 열심히 일했는데 결국 어느 날 퇴사 통보를 받게 된다.

    그래도 필자가 만난 대부분의 퇴임 임원들은 ‘그동안 회사 덕분에 결혼도 하고 자식들 교육시키며 가정생활을 잘 유지할 수 있어서 고맙다’고 말을 했다
    하지만 이들 중 대부분은 퇴임이 직장 경력의 끝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임원으로 재직하면서 얻은 많은 경험과 노하우가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곳에 재취업해서 능력을 발휘하고 상당기간 직장생활을 이어가기를 희망한다.

    대기업 퇴임 임원들이 체득한 노하우를 전수하고 활용하는 것은 우리 국가 경제나 산업에도 도움이 되는 일이다. 필자 역시 퇴직 임원들의 재취업을 권장하고 실제로 여러 명을 재취업으로 연결한 경험도 있다. 이에 재취업을 원하는 전직 임원들께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 조언을 드린다.

    첫째, 서두르지 말고 본인의 경력을 충분히 발휘할 만한 회사인가를 먼저 판단하라.
    지인 소개로 새로 입사하게 된 회사가 중소기업인 경우, 오너인 회장님과 성향이 안맞거나 직원들의 호응이 떨어지고 조직문화도 상이한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대기업인 전 직장은 잘 갖추어진 시스템에 맨파워도 좋고 본인에게 충분한 권한도 주어져서 뜻대로 일처리가 되었으나 새로 출근한 회사는 영 딴판이다.
    오래지 않아 마음의 상처를 받고 회사를 그만두는 상황을 맞게 된다. 지인의 소개라는 것만 믿고 신중하게 따져보지 않고 결정한 결과다.
    회사의 오너와 본인의 성향이 잘 맞는지, 본인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충분한 권한 위임과 지원이 이뤄지는 회사인지를 파악하고 입사하는 것이 좋다.
    즉,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의 경영방식이나 기업문화, 조직/인적 구성 등의 차이를 충분히 인식하고 감안해야 하는 것이다.

    둘째, 처우는 전 직장의 수준을 기대하지 말라.
    국내 중소기업의 경우 임원이라고 해도 대기업 급여와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 대기업에서 임원으로 퇴직하게 되면 이제 그만한 급여를 주는 회사는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당장의 급여 수준보다는, 재취업하는 중소기업 회사를 성장시켜 오래 일하고 추후에 보상을 받겠다는 마음자세가 필요하다.

    셋째, 전 직장과 비교하지 말라.
    많은 대기업 퇴임 임원들이 중소기업에 가면 전 직장 얘기를 하면서 "전에 다닌 회사는 안 그런데 여기는 왜 이러냐?"라는 말을 많이 한다.
    그 말을 듣는 중소기업 직원들은 답답해 하기만 할 뿐 어느 누구도 동의하거나 이해해 주지 않는다.
    당연히 전 직장보다 부족한 부분이 있으니 전 직장의 경험을 살려 중소기업의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시스템을 개선해 달라는 취지로 재취업의 기회를 준 것이다. 전 직장과의 차이에 불만을 가질 것이 아니라 본인의 경험을 살려 능력을 발휘할 기회로 삼고 기대보다 다소 더디더라도 차근차근 긍정적 변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넷째, 동료 임원들을 아우르는 리더십을 발휘하라.
    중소기업 임원으로서 담당 사업부를 성공적으로 이끌려면 사업부 직원들의 노력은 물론이고 동료 임원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동료 임원들은 본인과 경력도 다르고 일하는 방식도 다르다. 따라서 그들과 조화를 이루어 회사 발전에 함께 공헌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다섯째, 오너인 회장보다 부하 직원을 먼저 감동시켜라.
    오너 회장은 경험이 많은 대기업 퇴직 임원을 영입하면서 많은 기대를 한다. 선진 경영시스템의 접목, 일하는 방식의 혁신, 사업에 대한 넓은 안목과 정확한 판단력, 강한 추진력, 리더십 등등 여러 면에서 기대하는 바가 매우 크다. 회장은 빠른 변화와 성과를 주문하지만 부하 직원들이 따라 주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부하 직원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솔선수범해서 믿고 따르게 해야한다. 그러면
    부하 직원들 또한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상사의 일하는 방식과 리더십을 보고 감동하고 존경하는 마음으로 임원을 따를 것이다.

    이제 필자가 실제 재취업을 시켜준 A임원의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A임원은 국내 유명그룹 계열사에서 경영관리 임원으로 일하다 퇴직했다. 2년간의 자문역 기간이 끝나갈 무렵 필자로부터 중소기업 경영관리 임원으로 재취업할 것을 제안받고 많은 고민 끝에 지원하기로 하였다. 필자는 A임원을 사전 인터뷰하면서 추천하는 중소기업의 상황과 회장의 경영스타일, 회장이 원하는 임원 후보자의 자격요건 등을 설명해주었다.
    A임원은 회장과의 최종 인터뷰를 통과해 중소기업 경영관리 임원으로 새 출발을 하게 되었다.

    A임원이 부임한 중소기업은 여러가지 면에서 전 직장인 대기업과 차이가 있었다.
    내부 업무방식은 구식이어서 전혀 체계화되지 않았다. 임원들과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없이 과거의 방식대로 일하는 데에 익숙해 있던 직원들은 A임원의 적극적이고 새로운 접근방식에 어색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변화를 기대하고 반기는 분위기였다. 그러다 보니 기존 동료 임원들은 A임원을 경계하면서 정보를 공유하지 않으려 하고 자기를 따르는 부하직원들만 챙기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다행히 A임원은 회사를 잘 발전시키고 싶은 의욕도 강했고 동료 임원들과 부하 직원들도 잘 아우르는 친화력있는 스타일이었다.
    A임원은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동료 임원들로부터 협조를 얻어냈고 부하직원들에게는 시스템을 개선하여 일의 효율이 오르게 하는 새로운 리더십을 보이며 부하들이 자발적으로 따르도록 하였다.
    회장은 이런 A임원의 모습을 보고 최고로 신임하는 임원으로 평가하게 되었고, 해외 출장 중에도 항상 A임원에게 연락하며 수시로 회사상황을 보고받고 중요 업무를 맡겼다.

    A임원은 현재 매우 만족스러운 2번째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비록 급여나 복리후생 등 임원 처우는 대기업보다 못하지만 본인을 인정해주는 오너 회장이 있고, 믿고 따르는 부하직원들, 그리고 협심해서 회사 발전에 노력하는 동료 임원들이 있으니 A임원은 2번째 직장에서 의욕과 희망이 넘치는 생활을 하고 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그만큼 경제활동 기간도 늘어나면서 30년 전후의 직장생활을 거쳐 대기업 임원으로 퇴직한 사람들도 완전한 은퇴를 선택하지 않고 직장생활을 더 연장하려는 것이 최근의 현상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퇴임 임원들은 과거 자신이 누렸던 달콤한 기득권의 추억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여러 회사를 전전하다가 자존심과 경력에 흠집만 남기고 인생 2막의 직장생활을 별로 아름답지 못하게 마무리한다. 이는 그들의 경력과 경험을 우리나라 산업 발전에 활용하지 못하고 낭비하는 결과가 된다는 점에서 본인은 물론 국가 전체적으로도 아쉬운 부분이다.

    모쪼록 대기업 퇴임 임원들이 인생 2막의 일터를 결정할 때 필자의 조언을 충분히 참고해 본인의 경력과 경험을 살려 큰 보람을 얻을 수 있는 곳을 잘 선택하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작성일자: 2022.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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